1. 개인사업자의 교통사고 손해배상, 핵심은 ‘노무 가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개인사업자의 ‘일실 이익(잃어버린 수입)’을 산정하는 문제는 늘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 투자금, 가족이나 직원의 노력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업소득 중에서 ‘사업주의 직접 노동에 의해 발생하는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손해배상의 핵심 쟁점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교통사고 전문변호사로서, 개인사업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손해액을 계산하는지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 사업소득과 자본소득의 구별: 단순히 매출로 계산하기 어렵다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분이라면, ‘매출’이 곧 ‘내 소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 손해배상을 계산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씨가 식당을 운영하는데, 총 매출이 월 1천만 원”**이라고 합시다. 여기에는 식재료비, 임대료 등 필수 경비가 포함되고, 또 가족이나 직원의 노무도 투입됩니다.

더욱이 A씨가 식당을 꾸릴 때 투자한 자본(인테리어 비용, 설비비 등)에 대한 수익도 들어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요소 중에서 ‘A씨가 직접 일해서 번 부분’, 즉 노무(労務)에 해당하는 근로대가만큼이 “일실 이익”으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단순 매출 또는 단순 순이익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로는 자본에서 발생한 수익이나 타인의 노동이 포함되어 있어 손해배상액이 부풀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 투입이나 다른 사람의 노력에 의해 생긴 이익은 제외하고, 개인사업자 본인이 기여한 만큼만을 구분해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3. 노무 가치 측정의 두 가지 대표적 방법

개인사업자의 ‘노무 가치(노동 기여도)’를 측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대표적으로 다음 두 가지가 활용됩니다.

노무가액설

사업체의 총수입에서 필수 경비 및 자본이익(투자금에 대한 이자나 건물 임대료 상당액 등)을 제하고, 남은 ‘실질적 수입’을 계산합니다. 이후 그중에서 개인사업자가 직접 노동한 비중을 추산해 산정합니다.

예를 들어, “A씨 식당 월 매출 1천만 원 - (식재료비 400만 원 + 임대료 200만 원 + 직원 인건비 150만 원) = 250만 원”이라고 했을 때, 여기서 A씨의 노동 기여도가 80%로 추정된다면 월 노무 가치는 200만 원(=250만 원 × 80%)이 됩니다.

대체고용비설

만약 동일한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A씨와 유사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고용한다면 한 달에 얼마를 지급해야 할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컨대 조리 경력 10년, 매장 관리 능력이 있는 직원을 고용한다고 할 때 “월 200만~250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는 업계 평균치가 있다면, 그 금액이 곧 A씨의 노동 공헌도(노무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대법원 역시 “사업체의 객관적 재무자료가 분명하다면 먼저 그 수입금을 분석해 사업주의 노무 가치를 산정하되, 그런 자료가 없으면 사업규모, 종업원 수, 경영 실적 등을 고려해 대체고용비 기준으로 일실 이익을 평가할 수도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4. 구체적 사례와 참고사항

사례1: 자본 비중이 높은 사업

예를 들어, “B씨가 건물 몇 채를 소유하고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데, 개인 업무는 월 1~2시간 서류 정리뿐”이라면 어떨까요? 이 경우 사업에서 발생하는 주된 이익은 건물 자산 자체에서 비롯되는 자본소득입니다. B씨의 직접 노동 가치는 극히 적으므로, 교통사고로 입은 손해 또한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례2: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점포

반면, “C씨가 PC방을 운영하며 직접 카운터를 봐주고, 청소까지 전담”한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종업원이 여러 명이고 이들이 상당수 작업을 나누어 맡고 있다면, C씨가 노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익이 전체 매출액 중 어느 정도인지 세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여기서 법원은 C씨가 직접 몇 시간이나 일하는지, 경영 능력과 전문성이 매출에 얼마큼 기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손해액을 추산하게 됩니다.

5. 결론: 교통사고 후 손해배상 청구 시 준비해야 할 것

개인사업자가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당해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게 되면, 자신의 ‘노무 가치’를 입증해야 합니다. 이때 매출 자료, 세무신고서, 직원 급여 명세, 임대차계약서 등 각종 증빙이 필요합니다. 이를 토대로 자본 투입에서 오는 수익과 다른 사람의 기여분을 분리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면, 가까운 업계 평균치나 고용 비용 등을 기초로 법원에서 추정해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명확한 자료가 있을수록 ‘정당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핵심은 **“이 사업체에서 내가 실제로 일해서 번 부분이 얼마인가?”**를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작업입니다. 막연히 매출을 기준으로 ‘다 내 소득’이라 주장하면 자칫 과도하거나 혹은 과소한 손해배상액이 책정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객관적 현실에 가까울수록 법원에서 인정받을 확률이 높기에, 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입증하고, 본인의 노무를 얼마나 대체하기 어려운지 등도 상세히 소명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