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후유장해, 예상 못 한 치료비의 소멸시효 시작점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본문
정경일 변호사의 교통사고 로펌 | |
불법행위 후유장해, 예상 못 한 치료비의 소멸시효 시작점은? 교통사고소송실무 | |
https://ruddlfwjd1.cafe24.com/bbs/board.php?bo_table=page6_3&wr_id=71 |
불법행위 후유장해, 예상 못 한 치료비의 소멸시효 시작점은?
1. 후유장해 발생 시점과 소멸시효: 왜 중요한가
교통사고나 철도사고처럼 몸에 큰 상처를 입는 불법행위에서는, 사고 직후에는 몰랐던 후유장해가 나중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예컨대 초기에는 골절 상태만 진단되었다가, 뒤늦게 ‘골괴사’나 ‘신경장애’ 등이 새롭게 발견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추가로 필요한 치료비나 손해에 대한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흐르는가”가 곧바로 문제가 됩니다.
2. 대법원의 입장: “새로 생긴 손해는 새 시점부터 시효 진행”
통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을 때”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됩니다(단기소멸시효). 그런데 후유증이 사고 후 한참 뒤에 드러나면, 해당 손해를 사고 당시에는 도저히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대법원은 “처음에 예견하지 못했던 손해나 치료비는, 그 필요성이 판명된 시점부터 새롭게 소멸시효가 시작된다”라고 판시해 왔습니다. 즉, “이미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손해”와 “뒤늦게 현실화된 손해”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3. 구체적 사례 1: 열차충돌사고 후 뒤늦게 판명된 ‘무혈성괴사’
어느 승객이 열차충돌사고로 골반 골절 등 큰 부상을 당했는데, 여러 차례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의사들도 우측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증을 바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신체감정을 통해서야 그 질환이 드러난 것이죠.
법원은 “부상 직후 발생한 골절 등은 사고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될 수 있지만, 수년 후 알게 된 무혈성괴사증으로 인한 ‘추가 치료비’나 ‘추가 후유장해’는 그 질환이 판명된 때부터 시효가 시작된다”고 판결했습니다(1992. 5. 22. 선고 91다41880).
4. 구체적 사례 2: 신경인성 방광·발기부전, 추가 후유장해의 발견
또 다른 사건에서는 사고 직후 하반신 마비 등을 진단받은 피해자가 여러 차례 수술과 입원 치료를 거치고 나서, 사고 1년가량 뒤에야 비뇨기과 검사에서 ‘신경인성 방광’과 ‘발기부전’이 새로 밝혀졌습니다.
법원은 “이미 분명히 알 수 있었던 척추·골절 관련 손해는 사고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되고, 예상치 못했던 비뇨기계 후유장해는 뒤늦게 진단된 1987년 10월 무렵부터 소멸시효가 새롭게 시작된다”고 판시했습니다(1992. 12. 8. 선고 92다42583).
5. 적용 원칙: 손해가 ‘뒤늦게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요컨대, 초기 부상과 그 치료비는 사고 직후부터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전혀 예측하기 어려웠던 추가 후유장해나 치료 방법이 사고 후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밝혀졌다면, 그 부분만큼은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취급합니다.
이를테면 “사고 발생 → 1차 치료 → 상태 호전 → 시간이 지나도 원인 모를 통증 → 정밀검사로 새로운 질환 발견” 같은 순서를 밟았다면, 나중에 “그 질환으로 인해 별도 치료가 불가피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시점부터 시효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6. 증명 책임: 시효를 주장하는 쪽이 입증해야
대법원은 “해당 후유장해가 언제부터 분명히 드러났는지, 시효가 언제 개시됐는지”에 대한 입증 책임을,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부담시킵니다. 가령 보험사나 가해자 측이 “피해자가 이 손해를 알게 된 지도 이미 3년이 넘었다”고 항변하려면, 그 ‘알게 된 시점’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7. 결론: 사고 직후와 뒤늦게 판명된 손해를 구분
결국 불법행위로 인한 신체상해 사건에서는, “처음에 쉽게 예견할 수 있는 손해”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뒤늦은 후유장해”를 구분해 각각 소멸시효 기산점을 다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원의 해석이며, 의료진이나 당사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새로운 질환이 추후에 확인됐을 때 곤란해지는 불합리한 상황을 막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는 “이 손해가 이미 사고 직후부터 충분히 예상되었나, 아니면 의학적으로 전혀 예측 불가능했나”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후유장해가 판명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관련 진단서·검사 결과 등을 꼼꼼히 챙겨두는 게 안전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