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원칙과 약관으로 본 자배법 외 면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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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원칙과 약관으로 본 자배법 외 면책 가능성
1. 자배법의 면책 규정 그 너머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에서 정한 무거운 책임규정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자배법 제3조 단서에 나열된 면책사유 외에도, 때로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이나 보험약관 조항에 따라 운행자가 배상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자배법 제4조는 민법 규정을 준용할 여지를 두고 있습니다. 즉, 정당방위·긴급피난·불가항력 등 민법에서 통상 인정하는 책임조각사유가 교통사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자배법이 모든 교통사고 상황에 일률적으로 무과실책임을 지우지 않고, 예외적 상황에서는 민법 규정을 통해 운행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이기도 합니다.
2. 민법이 열어주는 세 갈래: 정당방위·긴급피난·불가항력
민법상의 일반원칙 중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정당방위, 긴급피난, 그리고 불가항력입니다.
정당방위: 자신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해 부당한 침해가 발생할 때, 이를 막기 위한 상당한 범위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운전자가 흉기를 든 강도 차량을 피하려고 급격히 방향 전환을 하다가 옆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다면, 해당 사고가 정당방위의 맥락에 포함될 여지가 있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긴급피난: 제3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도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 앞차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그 불길이 번질 위험을 막기 위해 급히 차선을 바꾸면서 경미한 접촉사고가 났다면, 긴급피난의 성립 여건을 검토할 만합니다.
불가항력: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한 사태라면, 운행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지진이나 평소 기록된 적 없는 기상 악화로 인해 차량이 조종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면, 이를 불가항력으로 보아 면책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예측 불가능한 재난·사고 사례
현실에서 불가항력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운행자가 사전에 방어운전이나 안전조치를 아무리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이 명백해야 합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절벽 붕괴: 예보조차 없던 폭우로 절벽이 갑자기 무너져 차량이 추락했다면, 운전자의 관리·감독 영역을 넘어선 사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 예상할 수 없었고, 현장 회피도 불가능했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불가항력 주장이 힘을 얻을 것입니다.
중앙분리대 넘어온 대향차선 차량: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제대로 유지·관리하는 것은 운행자가 아니라 도로관리 당국의 책임일 수 있습니다. 반대 차로에서 차가 굴러 넘어오는 상황을 전혀 인지할 수 없었고, 이를 막는 데 실질적 한계가 있었다면, 불가항력 또는 제3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4. 보험약관이 인정하는 면책사유
자배법 이외에, 실제 실무에서는 ‘보험약관’에서 정한 면책조항이 함께 문제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자동차종합보험 또는 특정 특약 약관에 “운행자의 고의가 아닌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보상규정이나 면책규정이 따로 명시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관의 존재는 운행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법원에서 민법의 일반원칙만으로 책임 면제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보험약관 해석상 보상이 이루어지거나 면책 조항이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운행자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약관에도 세부 예외규정이 많기 때문에, 후술하는 ‘제8장 자동차보험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결론: 면책사유, 자배법을 넘어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정리하자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자배법 제3조에서 정한 면책사유가 없으니 책임이 불가피하다”라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실제로 자배법 제4조 준용규정에 의거하여, 민법상의 정당방위·긴급피난·불가항력 사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보험약관상 면책조항이 있다면 이 부분을 살펴보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다만, 이런 면책사유가 인정되려면 사고 상황에 대해 명확한 증거와 객관적 정황 설명이 뒤따라야 합니다. “일기예보가 없었는데 사고가 났다”는 식의 주장을 위해서는, 실제로 예보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중앙분리대를 넘어온 차량에 대해서도 도로 상황과 운행자의 회피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결국 교통사고로 인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조항뿐 아니라 민법과 보험약관까지 폭넓게 살피고, 객관적 근거로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행자 스스로가 다 준비하기 어렵다면,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협력하여 사건 초기부터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