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이시 사고가 겹친다면, 가해자 책임은 어떻게 나누나

1. 동시동질사고: 시간·장소가 밀접해 연쇄적으로 발생

동시동질사고란, 두 번 이상의 가해행위가 거의 같은 시점과 장소에서 일어나 피해자의 손해가 혼재되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보행자를 먼저 차 A가 들이받고, 이어서 뒤따르던 차 B도 같은 보행자를 치었으나 보행자가 어느 쪽 충돌로 사망했는지 불분명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결론: 이런 상황에서는 가해자들이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해 모두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로 “내가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증명하지 못하면 가해자들을 함께 책임지게 만듭니다.

2. 이시동질사고: 시간·장소가 분리된 연속 사고

2.1. 사고 사이에 간격이 있는 사례

가령 한 달 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사람이 또 다른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었을 때, 피해자의 상해가 기존 손해와 얼마나 구별 가능한지가 문제됩니다. 또는 구급차로 이송 중 다시 다른 차량과 충돌해 부상이 중첩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2.2. 원칙: 각 가해자는 자기 과실로 인한 손해만 책임

시간과 장소가 명백히 분리되어 두 사고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위로 인과관계가 성립한 부분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예시: 1차 사고로 다친 부위는 A 차 운전자의 책임이고, 2차 사고로 새롭게 입은 상해는 B 차 운전자의 책임이 될 수 있습니다.

2.3. 예외: 손해가 불가분적으로 혼재될 때

그런데 두 번의 사고로 인한 상해가 도무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섞여 있다면, 피해자가 각각 어느 사고로 무슨 손해를 입었는지 입증하기 어려워집니다.

결론: 법원은 민법 제760조 제2항을 적용하거나, 피해자 구제를 위해 두 가해자 모두에게 ‘부진정연대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두 사고를 시간적으로 분리하기 어렵거나, 손해가 뒤섞여 구분 불가능하면, 가해자들은 함께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2.4. 기간적 간격에 따른 구분

두 사고 사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중간에 피해자가 회복 중이거나 피해 규모가 분명히 나뉘는 경우라면, 1차 사고 이후부터 2차 사고 이전까지 발생한 치료비, 휴업손해 등은 첫 번째 가해자, 그 이후 손해는 두 번째 가해자에게 구체적으로 귀속될 수 있습니다.

예시: 피해자가 1차 사고로 머리를 다쳤으나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에서 2차 사고가 일어나 허리를 다쳤다면, 머리에 관한 치료비는 1차 사고 가해자에게, 허리에 대한 치료비는 2차 사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식입니다.

3. 결론 및 시사점

결국 복수 사고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연이어 일어나는 사례에서는, (1) 피해자가 각각의 사고로 인한 손해를 정확히 입증할 수 있는지, (2) 두 사고가 서로 거의 동시에 일어나 손해가 전혀 구별 불가능한지 등이 핵심 변수가 됩니다.

동시동질사고(연쇄 충돌): 대부분 공동불법행위로 취급, 가해자들에게 일괄 책임을 묻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이시동질사고: 원칙적으로 각 가해자가 자기 행위로 발생한 손해만 부담하지만, 두 사고로 인한 상해·손해가 구별하기 어려울 때는 이 또한 부진정연대책임을 지게 되어, 사실상 공동불법행위와 유사한 결론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