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전문변호사
대표 정경일 / 송일균 / 김진환
손해배상전문변호사
대표 정경일 / 김진환
손해사정사
총괄국장 김기준
상담문의
02-521-8103
교통사고소송실무

신호 없는 횡단보도, 보행자라도 주의의무는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본문

신호 없는 횡단보도, 보행자라도 주의의무는 있다


1.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 보행자는 과연 무과실일까?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 마저도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제27조 제1항)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도 적용됩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나면 항상 운전자만 잘못일까요? 현실적으로 법원은 “보행자도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였는지”를 살핍니다. 예컨대 보행자가 무리하게 달리거나 뒤돌아가는 등 위험한 행동을 했다면, 일정 과실을 인정받습니다.


2. 신호등이 고장 났으면, 사실상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로 본다

한편, 교통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해도 정전·고장 등으로 작동하지 않을 시점이라면, 이를 신호 없는 횡단보도처럼 취급합니다. 이때 보행자는 “차가 멈춰 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교통 흐름을 보고 안전하게 건너야 책임을 면하기 쉽습니다.


3. 사례별 정리


(가) 야간, 편도 1차로 도로 횡단 중 사고 → 보행자 과실 15%



상황: 밤에 신호등이 없는 1차로 도로 횡단보도를 걷다가 차에 부딪힘.

결론: 법원은 보행자 과실을 15% 정도로 봤습니다. 비록 횡단보도였으나, 야간 시야 문제와 보행자 행동 등을 감안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2015. 12. 17. 선고 2014가단171672)


(나) 빗속 새벽, 횡단보도서 40cm 벗어나 무단횡단 → 과실 15%



상황: 새벽 1시쯤 비가 오는 날,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조금 벗어난 지점(약 40cm)에서 길을 건너다가 택시가 좌회전해와 부딪힘.

평가: 40cm 차이라도 “무단횡단”으로 간주되어 보행자에게 15% 과실을 책정했습니다.

(대전고법 2003. 6. 13. 선고 2002나8801)


(다) 넓은 도로, 밤 9시50분,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 → 보행자 과실 인정해야



사건: 왕복 6차로 이상의 폭(21m)인 도로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 노면이 어두워 운전자가 쉽게 보지 못했는데, 보행자는 안전 확인을 소홀히 했다고 의심되는 상황.

결론: 1심은 보행자 무과실로 봤지만, 대법원은 “보행자가 주의를 다했는지” 더 살피라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큰 도로를 어두운 밤에 건넜다면, 스스로도 긴장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43086)


(라) 학교 앞 횡단보도, 신호등 작동 안 됨 → 보행자 과실 10%



상황: 아침 등교 시간에 학생이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에 치임. 사고 당시 신호등이 꺼져 사실상 ‘신호 없는 횡단보도’ 상태.

판단: 학생에게 10%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학생도 일정 정도 주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고, 운전자 책임 역시 컸다는 의미입니다.

(서울고법 1990. 11. 8. 선고 90나32652)


(마) 낮에 신호 없는 횡단보도, 보행자 뛰다가 도중에 돌아오다 차와 충돌 → 과실 10%



정황: 주간 학교 앞 도로에서 보행자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뛰어 가다가, 갑자기 도로 중간쯤에서 되돌아섬으로써 운전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 발생.

결론: 보행자 과실 10%. 운전자의 충돌 회피 의무도 있으나, 보행자 행동이 위험해 일부 책임이 인정된 케이스.

(서울고법 1990. 6. 21. 선고 90나15596)


4. 결론: 신호 없는 횡단보도라고 보행자 과실이 무조건 ‘0’은 아니다

법률상 차량은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행자가 달리거나 갑자기 멈추거나, 교통상황을 전혀 살피지 않은 경우라면 일부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보행자에게 책임을 물는 건 아니고, 도로나 날씨 상태, 보행자의 행동(뛰었는지, 도중에 멈췄는지, 술에 취했는지)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 고려됩니다.

결국 보행자는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운전자도 멈추겠지”라며 안심하기보다, 자신을 확실히 노출하고 차량 움직임을 주시해야 안전합니다. 운전자 역시 “횡단보도 = 보행자 최우선”이라는 도로교통법 원칙을 기억하고, 서행·일시정지로 보행자를 보호해야 사고 후 과실책임에서 유리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