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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동승, 때로는 동승자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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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동승, 때로는 동승자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1. 무상동승, 항상 동승자 잘못이 인정될까?

무상동승(호의동승) 교통사고에서 동승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손해배상액이 줄어드는 예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특정 상황에서는 ‘단지 무료로 탔다는 이유만으로 동승자가 과실을 지게 할 수 없다’는 판결도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원이 동승자의 과실상계를 부정한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동승자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기준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 음주·정원초과만으로는 동승자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

처음 살펴볼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운전자의 가족과 함께 산나물을 채취하러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6인 정원임에도 9명이 탑승했고, 운전자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25%였습니다.

법원은 “혈중알코올 농도가 그리 높지 않고, 정원을 초과했다는 사실만으로 동승자에게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을 촉구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정원을 초과한 점 자체는 피해자의 과실로 ‘일부’ 고려되었습니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48675)


3. 단순 담배꽁초 투척 제지를 안 했다고 책임 묻기 어렵다

다음 사례는 조금 독특합니다. 승객이 버리려던 담배꽁초가 운전석 옆으로 떨어져, 운전자가 이를 치우려다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에 대해 하급심은 “동승자(다른 승객)가 담배꽁초를 안전하게 버리도록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실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즉, 담배를 던지려던 승객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너도 잘못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1667)


4. 스키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 단순히 탔다고 주의의무 생기지 않아

세 번째 판례는, 피해자가 운전자와 함께 스키장에 무상으로 다녀오는 길에 사고가 난 사안입니다. 법원은 이 사실만으로 “특별히 피해자가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을 촉구해야 할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즉, 평범한 레저 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동승자 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1999. 9. 7. 선고 99다26429)


5. 고등학생 운전자와 동승한 친구, 무조건 과실이 있는 것은 아냐

운전 면허 취득 전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어머니 소유 승용차를 몰다 철도건널목에서 열차와 충돌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참사도 있었습니다. 피해자 역시 10대 친구였는데, 법원은 “단지 친구 차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안전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차로 함께 가는 목적과 나이가 어림을 감안할 때, 그 피해자에게 운전자를 통제할 현실적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입니다.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53141)


6. 과속 주행만으로 동승자에게 주의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또 다른 예로,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 뒷좌석에 탑승해 있다가 피해자가 다친 사건에서,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어겼으니 동승자도 당연히 안전운전을 지시해야 했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단순히 제한속도를 초과해 달렸다는 사실만으로 동승자에게 과실을 묻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98. 6. 9. 선고 98다8820)


7. 미성년 동승자, 운전 못하면 책임도 제한된다

또 한 사건에서, 심야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운전자(성인)가 중앙선을 넘어 대형 화물차와 부딪혀 탑승자 모두 사망했습니다. 이 중 피해자는 17세 소녀였는데, 법원은 “나이가 어리고 운전 경험도 전혀 없는 피해자에게 안전운전을 촉구할 ‘현실적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실상계를 배제했습니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43181)


8. 동승자 책임, 언제 부정되고 언제 인정되나?

정리해 보면, 법원은 ‘단지 무상동승했다’는 이유만으로 동승자에게 적극적으로 운전자를 통제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 조건 중 일부가 충족되면 동승자 과실이 긍정되곤 합니다.


위험인지 수준: 음주·졸음운전, 무면허 상태 등 누가 봐도 명백한 위험

안전벨트 미착용 등 기본적 주의 소홀: 안전장비 착용 여부

특수한 상황: 동승자가 운행 경로·목적을 주도적으로 결정하거나, 운전에 간섭·요구를 한 경우


반대로, 단순 과속이나 인적 편의를 위해 같이 이동하는 정도라면, 법원은 동승자 책임을 제한적으로 본다는 흐름이 여러 판례에서 확인됩니다.


9. 결론: 무상동승 시 동승자 과실은 ‘예견 가능성’과 ‘대응 역량’이 관건

결과적으로, 동승자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들의 공통점은 “동승자가 그리 위험하지 않은 상황으로 알았거나, 운전자 통제능력이 없었으며, 단순 동승 목적이었다”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무상동승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위험을 막을 실질적 기회가 없었는지, 동승자가 미성년자·운전 미숙자·특수 상황(바로 탑승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이처럼 법원은 ‘무상동승 = 항상 동승자 과실’이라는 단순 논리는 채택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것이 교통사고 분쟁에서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