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장애, 맥브라이드표 적용과 배상기준의 간극은?

1. 턱관절 장애, 왜 중요한가?

교통사고로 턱 부위에 충격을 받으면, 개구 제한(입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는 현상) 등 이른바 ‘턱관절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음식 섭취나 일상 대화마저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턱관절은 단순히 씹는 기능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발음과 표정 등 여러 활동에도 관여하므로, 장애가 발생했을 때 그 후유장해율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실제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2. 맥브라이드표의 엄격한 기준

실무에서 흔히 활용되는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이하 맥브라이드표)는 턱관절 강직에 대해 다소 높은 문턱을 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맥브라이드표 “안면 II항 측두하악관절의 강직” 규정에 따르면, 입을 열 수 있는 범위가 1/41.2인치(약 0.63cm 정도)로 제한될 경우에 한해 노동능력상실률 10%(직업계수 5)를 인정합니다. 즉, 턱을 거의 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야 비로소 장해율이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3. 국가배상법 시행령과의 충돌

반면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이하 국가배상법 별표)는 “씹는 기능이나 언어 기능에 장해가 남은 경우”라는 상대적으로 포괄적인 문구를 사용해 10급 2호에 노동능력상실률 30%를 부여합니다. 이처럼 기준이 다소 애매하고 폭넓다 보니, 어떤 의사는 맥브라이드표 상으로는 “장해 없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국가배상법 별표로는 “장해 있음”이라고 해석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4. 실제 상황에서의 문제점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턱관절에 손상을 입은 A씨가 입을 어느 정도 벌릴 수는 있지만, 입을 크게 벌릴 때 심한 통증과 마찰음이 동반된다고 가정해봅시다. 맥브라이드표로는 개구 폭이 아직 1.5인치(약 3.8cm) 정도 나오므로 장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국가배상법 별표로 보면 “통증 때문에 음식 씹기가 어렵다”라고 해석되어 노동능력상실률 30%를 부여할 여지가 생깁니다.

문제는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어느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피해자가 받는 배상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5. 현재 법원 실무의 경향

민사 재판에서는 일반적으로 맥브라이드표 기준을 우선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가배상법 별표는 원래 국가의 배상 책임을 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으로, 은혜적 급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즉, 운동장해 중심의 단순 산정 방식이어서, 실제 직업 환경이나 개인 특성을 고려하는 민사 영역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턱관절 장애가 맥브라이드표가 인정하는 수준만큼은 아닐지라도, 일상생활에 뚜렷한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법원은 장해율로 직접 산정하지 않고, 피해자가 겪는 불편함을 ‘위자료’에서 별도로 참작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6. 구체적 사례를 통한 이해

사례: 교통사고 후 턱관절 디스크가 손상되어 개구 시 통증과 소리가 발생하는 B씨.

신체감정 결과: 맥브라이드표 적용 시 개구 폭이 기준치를 조금 웃돌아 장해율 0%로 회신.

법원판단: B씨가 악관절 디스크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고, 부드러운 음식만 섭취해야 하는 사정이 인정되므로, 일반적인 맥브라이드표 장애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불편함을 위자료 산정 시 고려함.

7. 피해자 측이 유의해야 할 점

감정 단계에서 입증자료 확보: 단순 개구 폭(입벌림 거리)만 측정하지 말고, 정확한 디스크 손상 유무, 입벌림 시 동반되는 통증이나 잡음, 씹는 기능 영향 등을 함께 검진받아야 합니다.

일상생활의 구체적 피해 예시: 육류나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기 어렵다, 치과 치료도 받기 힘들다, 언어 구사에 지장이 있다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어필하면, 재판부가 위자료를 산정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변호사 상담 필수: 턱관절 장애는 자칫 간과하기 쉬우나, 장기적으로 턱 주변 골격과 치아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절한 감정 촉탁과 소송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8. 맺음말

턱관절 장애는 단순 통증을 넘어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맥브라이드표와 국가배상법 별표 간 기준 차이로 인해, 실제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혼선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현재 민사법원 실무에서는 맥브라이드표 기준을 우선 적용하되, 장애로 인정될 만큼 중증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고통이 입증되면 위자료에서 이를 반영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결국 교통사고로 턱관절에 손상을 입은 경우라면, 감정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불편함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며, 전문 법률가의 조언을 받아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맥브라이드표의 엄격한 장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해도, 적절한 자료 제출과 주장으로 위자료 부분에서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