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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손상 후유장해, 중복감정의 함정과 대처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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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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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부 손상과 맥브라이드표의 이해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손상을 입게 되면,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이하 맥브라이드표)’에서 어느 항목을 적용할지가 쟁점이 됩니다. 예컨대 머리 손상으로 어지럼증, 언어장애, 정신장애 등 여러 후유장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단일한 뇌 손상으로 생긴 복합증상을 각각 별도로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통합해서 하나의 항목으로 산정해야 하는지가 문제입니다. 실제로 맥브라이드표 ‘두부·뇌·척수’ 항목을 살펴보면, 4항의 현훈(어지럼증), 5항의 실어증(말하기·이해하기 어려움), 7항의 정신신경증 상태, 8항 정신병, 9항 중추신경계 기질적 질환 등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교통사고로 한 번에 뇌를 크게 다쳤다면, 그로 인한 여러 증상이 사실상 중복해 평가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2. 중복감정이 왜 문제가 될까?

가령 한 의뢰인이 교통사고 후 편마비(한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상태)와 함께 인지 기능 저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까지 동반하게 되었다고 해봅시다. 신경외과 전문의는 주로 편마비 등 신체적인 기능장해를 중심으로 진단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인지 능력이나 정서장애를 평가할 것입니다. 이때 양쪽과서 평가한 장해율을 단순히 합산한다면, 이미 한 항목에서 정신적·신경학적 요소를 고려해 장해를 산출했음에도 다시 정신과 영역에서 같은 부분을 또 계산하는 ‘이중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법원에서는 “중복감정”이라 하여, 실제 노동능력상실률을 과다하게 책정해버릴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3.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8988 판결의 시사점

이 판결에서는 재활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각기 산정한 노동능력상실률을 ‘복합장애율’ 형태로 합산하여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재활의학과 감정서에서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 사회 적응 능력 저하”를 포함하여 이미 운동장해뿐 아니라 정신적인 장해까지 반영한 맥브라이드표 IX 항을 적용한 반면, 정신과 감정서에서도 똑같은 정신장해 부분을 별도로 평가해버린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즉, 뇌 손상의 ‘정신적·신경학적 장해’를 하나의 종합항목(IX 항)으로 묶어야 하는데, 이를 이원화하여 중복으로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4. 서울고법 2011. 9. 22. 선고 2010나37990 판결의 핵심

이 사건도 비슷한 취지입니다. 맥브라이드표 중 ‘두부·뇌·척수 IX-B-3항’은 “고도의 운동·감각신경장해 또는 정신장해”를 모두 포함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제 사례에서는 신경외과·정신건강의학과·안과·이비인후과 등 여러 과에서 모두 감정을 실시하였는데, 각 과마다 같은 뇌 손상에 대한 증상을 제각기 평가하다 보니, 중복된 장해율이 산출되었습니다. 법원은 결국 “두부·뇌·척수 항목 하나로 통합해 장해율을 산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중복된 장해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5. 신경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 감정,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실무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주된 증상’을 담당하는 과에서 종합적으로 감정을 시행하고, 다른 과에서 측정된 요소들을 참고자료로 포함하여 최종 장해율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주된 증상이 편마비처럼 신체운동능력에 치우쳐 있다면 신경외과(또는 재활의학과)에서 전체 장해율을 산출하되, 우울·불안 등의 정신적 요소를 감안해 최종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대로 주된 증상이 정신적·인지적 손실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중심적으로 진단하고, 신체적 장해에 대한 부분은 부수적으로 반영해야 중복감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6. 구체적 사례와 실무 조언


사례: 교통사고 후 환자가 ‘언어장애(실어증)’와 ‘편마비’를 모두 겪고, 추가로 ‘인지 능력 저하’와 ‘정서 불안’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



신경외과 감정: ‘중추신경계 기질적 질환(IX 항)’을 적용해 운동장해와 인지 기능 저하를 통합적으로 평가.

정신건강의학과 감정: 같은 ‘인지 저하’와 ‘정서 불안’에 대해 별도 항목을 적용할 위험.

결론: 이미 신경외과 감정에서 정신적 요소를 포함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감정 결과를 중복해서 합산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함.


팁: 만약 과별 감정 결과가 중복되는지를 잘 모르겠다면, 감정서에 언급된 맥브라이드표 항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기질적 장애”가 이미 정신적·인지적 요소까지 포괄하는지 확인해야 중복 산정으로 손해배상액이 부당하게 커지거나 혹은 과소평가되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결국 핵심은 단일 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부터 비롯된 여러 증상이 ‘서로 다른 항목’인지, 아니면 ‘하나의 통합 항목’으로 보는지가 쟁점입니다. 판례 역시 이러한 중복감정을 엄격히 배제하는 방향으로 판시하고 있기에, 교통사고 후유장해로 소송을 진행하시는 분들은 감정 과정부터 세심하게 챙겨보셔야 합니다. 특히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복수 과에서 감정이 이뤄지는 경우에 중복 항목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고, 필요한 경우에는 감정을 일원화하여 재판부나 보험사에 제출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