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허리뼈가 앞으로 미끄러졌다는데, 교통사고 때문에 생긴 걸까요?”

[답변]

척추전방전위증이란 위에 있는 척추뼈가 아랫부분 척추뼈보다 앞으로 튀어나와 전위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원인은 다양한데, 태어날 때부터 후관절 발달이 제대로 안 된 ‘선천형’부터, 척추분리증이 악화된 ‘협부형’, 퇴행성 변화가 쌓여 생기는 ‘퇴행형’, 심한 낙상사고 등으로 골절이 발생해 생긴 ‘외상형’ 등이 대표적입니다.

예컨대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쳤을 때 이 전방전위증이 보인다면, 정말 사고 탓인지 기존 퇴행성 질환이 악화된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작은 충돌사고만으로는 쉽게 생기지 않을 수 있고, 상당한 충격이 척추궁 등에 가해져 골절까지 이어져야 외상형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또 협부형의 경우, 원래 척추분리증이 있었던 터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척추체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오는 양상이 많으니, 사고와 상관없이 진행된 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만약 사고 전 별다른 이상이 없었는데, 사고 후 어느 순간부터 요통과 함께 다리까지 저리고 힘들어졌다면, 전방전위증이 급격히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행이 불편해지거나 척추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자세 변화가 도드라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따라서 이 문제가 교통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사고 당시 충격 강도와 골절 유무, 기존 병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살펴보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척추전방전위증이 곧장 “사고로 인한 장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MRI나 X-ray를 통해 골절소견이 명확히 관찰되는지, 과거 증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종합해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사고 전에는 허리에 별다른 불편이 없었는데, 사고 후 전위증이 확연히 진행되었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의학 소견과 함께 제시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