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통사고 치료비를 가족이 대신 냈는데, 이 경우도 배상청구가 가능할까요?”

(핵심 요약: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부양의무자가 치료비를 지출했을 때 누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A:

사고를 당한 분이 입원 중이라 당장 돈을 낼 수 없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가족이 치료비를 먼저 부담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흔히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치료비 영수증은 가족 명의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피해자 대신 비용을 낸 가족도 직접 가해자에게 배상청구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피해자를 실제로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를테면 부모나 성인 자녀 등—이 ‘부양의무 이행’이라는 취지로 치료비를 부담했다면, 그 가족도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 간에 실제로 생활을 함께하거나, 서로 밀접한 생계 관계에 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일단 그런 실질적 부양 관계가 확인된다면, 가족은 “내가 피해자 대신 치료비를 부담했으니, 그 지출액을 돌려달라”며 배상청구를 할 수 있죠.

예를 들어볼까요?

사례 1: 20대 대학생인 C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비 500만 원가량이 발생했습니다. 아직 학생인 C 씨 본인에게 큰돈이 없으니, 부모님이 대신 납부했어요. 부모는 C 씨와 사실상 ‘부양 관계’에 있기에, 부모가 스스로 가해자에게 “내가 낸 500만 원을 돌려달라”라고 청구 가능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반면, D 씨가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해 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동생이 본인 명의로 입원비를 내줬다고 칩시다. 그 동생이 D 씨를 공식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사이는 아니라면, 동생이 낸 비용을 바로 “동생이 가해자에게 직접 청구”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부양의무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치료비 배상청구권은 피해자 본인에게 속하거든요.

하지만 ‘이중 청구’를 할 수는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즉, 가족이 냈다고 해서 가족과 피해자 모두가 각자 똑같은 치료비를 달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결국 가족과 피해자는 부진정연대채권 관계로 보는데, 쉽게 말해 “어느 한쪽이 배상을 받으면 다른 쪽도 그 부분만큼은 더 이상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무에서는 치료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피해자가 분할 납부한 부분은 얼마인지, 가족과 피해자의 실제 관계가 어떤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가족이 대신 낸 영수증, 은행 입금 내역,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꼼꼼히 챙겨서 변호사나 전문가에게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잘 정리해두면, 피해자의 치료비를 대신 낸 가족도 합당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열리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