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 차를 빌려준 사람이 사고를 냈다면, 책임보험 보상은 가능한가요?”

자동차를 빌려주었다가 빌려 쓴 사람이 사고를 낸다면, 실제 운행자는 가해자가 되지만 이 운전자가 과연 책임보험(대인배상1)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피보험자에 해당하는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명피보험자’는 자동차등록원부에 적힌 소유자나, 소유권을 유보한 채 차량을 사용·관리하는 사람 등 보험증권에 이름이 기재된 이들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과 ‘동거친족’이거나, ‘승낙’을 받아 차를 운행한 사람, 혹은 업무상으로 운행을 맡은 ‘운전자’도 일정 범위에서 피보험자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부모가 등록상 소유자인 차량을 자녀가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면, 자녀는 일반적으로 부모의 명시적인 허락(혹은 묵시적 승인)을 받은 승낙피보험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대인배상1 책임보험에서 보상대상이 되기 때문에, 자녀가 합의금을 직접 물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죠. 심지어 자동차정비업자나 대리운전기사처럼 차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들도, 강제책임보험 취지에 따라 일정 상황에서는 피보험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인배상2와 달리 대인배상1은 피해자 보호가 핵심이라는 이유입니다).

다만, 피보험자 범위에 들어오려면 기명피보험자와의 관계가 명백해야 합니다. 기명피보험자의 뚜렷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제멋대로 차량을 가져갔다면, 그 사람은 승낙피보험자로 보지 않으므로 보험사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결국 “누가 차를 운전했느냐”보다 “그 운전이 기명피보험자의 동의를 기반으로 이뤄졌느냐”가 책임보험 보상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