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형사합의금을 미리 받았습니다. 나중에 손해배상 청구할 때도 그 금액이 빠지는 건가요?”

A.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형사재판이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구하는 일이 흔히 일어납니다. 이를 통상 ‘형사합의금’이라고 부르는데, 이 합의금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나중에 청구할 때도 공제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합의서나 영수증 등에 ‘이 금액은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 중 일부로 지급된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거나, 특별히 다른 내용이 없다면, 법원에서는 그 합의금을 재산상 손해배상액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차후 민사소송이나 합의에서 공제해 버립니다. 예컨대 “치료비 및 위자료 명목”이나 “처벌을 원치 않는 조건” 같은 언급으로 합의했다면, 가해자가 이미 변제한 금액만큼은 이중으로 받을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합의문에 “위자료와는 별도” 혹은 “보험 청구와 무관”이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면, 합의금을 손해배상액에서 제외하거나 최소한 위자료 산정 시 참작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금액이 지나치게 큰 경우엔 실제로 재산상 손해의 일부를 보전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므로, 법원은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결론을 냅니다.

또한 가해자의 처벌과 관련해 합의금이 공탁 형식으로 지급된 경우에도, 그 금액이 어떤 의도로 전달되었는지에 따라 공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합의금의 성격을 판단할 때는 합의서 문구, 손해 규모, 금액의 크기,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